혁명 후의 정자법 개정
출처: 조남신(2014), 러시아어 문자의 규범화 과정: 교회슬라브어의 러시어어화, 동서양 문자의 성립과 규범화.

러시아어 정자법 개혁은 뾰뜨르 시대부터 20세기 초까지 토론되고 점차적으로 진행되었지만 완전한 개혁은 1917년 러시아 혁명에 이르러서야 완성되었다. 개혁은 1917년 12월 23일의 교육인민위원회의 법령에 의해서 도입되었으며 1918년 10월의 인민위원들의 위원회의 포고령과 함께 효력이 발생하였다. 이 개혁은 역사적 비교 연구주의에 대한 몰두와 러시아어(와 다른 유럽어들)의 인도 유럽어 기원에 대한 초점에서 벗어나, 언어 구조와 기술, 언어의 사회적 기능에 대한 이해, 기호체계로서 언어의 연구, 특히 의미를 변별하는 소리 단위인 음소에 대한 증가하는 관심과 잘 부합하였다. 혁명 후의 정자법 개정은 러시아어 모국어 화자와 소비에트 연방의 국가적 주제인 러시아어를 제2언어로 사용하는 화자들이 읽고 쓰는 능력을 빠르고도 광범위하게 촉진하기 위해 의도된 것이었다. 볼쉐비끼들의 도전은 비교적 소수의 교양 있는 엘리트와 거의 교양이 없는, 하층계급인 농민 및 노동자들로 계층화된 사람들에게 사회주의 이념을 주입시키는 것이었다.
또한 비러시아인들을 러시아어에 문화적으로 동화시키려는 그 동안의 시도는 단지 부분적인 성공에 머물러 1990년대에 소비에트 연방 해체기에 조차도 완전히 완성되지 못한 하나의 과정이었다. 뾰뜨르가 18세기 초에 문어의 간소화와 서구화가 서구 모델에 입각한 시민국가civil state를 구축하는데 필수적이라는 것을 인식한 것처럼, 혁명 세력들은 언어와 인쇄된 매체written medium를 국가적 및 집단적 주체성, 즉 homo sovieticus와 새로운 계급 없는 상태의 형성에 필요한 해결책으로 인식하였다.
비록 정자법 개혁이 이념적인 이유로 볼쉐비끼들에 의해 행해진 역사적 전통의 악용이라고 소비에트 연방 붕괴 후에 비난 받았지만, 개혁의 일반적인 필요성은 19세기에 이미 널리 인정되었다. 정자법을 개정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의 시도는 1862년, 알렉산드르  2세의 ‘위대한 개혁’의 시기에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 과정은 옛 정자법을 반대하는 개혁주의자들과 그에 반대하는, 그로트의 정자법을 지지했던 전통주의자들을 서로 싸우게 만들었다. 러시아 언어학자로서 초기 구조주의자인 샤흐마또프А.А. Шахматов는 슬라브어 문자 체계를 창조하려는 초기의 욕구는 전통 생활의 부분으로서 말(구어)을 문자로 충실하게 표현하려는 것이었다는 점에서 개혁을 끼릴과 메포지 전통의 지속으로 보았다. 이러한 관점에서 14세기와 15세기의 ‘재필사исправление книг’라는 소위 ‘제2차 남슬라브어의 영향’ 시기에 이미 이질적인 특성을 보이던 고대 불가리아어의 고문체가 러시아어 문자 체계에 재도입되어 실제로는 그것을 살아있는 러시아로부터 멀어지게 하였다(Ефимов 1954). 결국 문자 개혁은 끼릴과 메포지의 정신에서 정자법을 살아있는 언어에 더 적합하게 만들었다.
1904년에 러시아 과학아카데미는 러시아어 정자법과 음성학을 일치시킬 것을 주 임무로 하는 특별 위원회를 구성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정국 불안으로 인하여 1917년에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자 러시아 임시정부는 결정된 철자법 개정안을 포고령으로 발표할 수 없었다. 정자법에 대한 특별위원회에 의해 준비된 정자법 개혁은 1918년에 ‘새로운 정자법 적용을 위한 포고령Декрет о введении новой орфографии’으로 공표되었다. 그 결과 1918년 10월 15일부터 모든 출판물은 새로운 정자법에 따라 출판되어야 했다. 1918년에 발표된 정자법 개혁은 러시아에서 최근의, 가장 큰 개혁의 하나이다. 그것은 러시아어 알파벳을 33개로 명백하게 설정하였으며, 러시아어 정서법은 상당히 단순화 되었다. 문자 4개가 알파벳에서 제거되었으며, 그것들은 동일한 소리들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되었던 다른 문자들에 의해 대치되었다. 그 결과 어원적인 이유나 전통적인 이유로 표준적인 것으로 인정되어 암기하기 어려웠던 많은 단어들을 표기하는 복잡한 방법이 배우기 쉽고 단순하게 되었다. 따라서 다음에서는 1918년 러시아 언어 개혁을 브세볼로도비치 Всеволодович(1977)의 이론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918년 문자개혁 이후 현대 러시아어에서 사용되지 않는 4개의 문자는 다음과 같다:

1) 문자 ‘i’ 는 문자 ‘и’에 의해 대체되었다.исторiя - история; синiй - синий.
2) 문자 ‘ѣ’(러시아어에서 ять(jat)라 불리었던)는 문자 ‘е’에 의해 대체되었다.дѣвочка - девочка; лѣто - лето.
3) 문자 ‘θ’(러시아어에서 фита́(fita), 그리스어에서 theta)는 문자 ‘ф’에 의해서 대체되었다.θита - фита; ариθметика - арифметика.
4) 문자 ‘ѵ’(러시아어에서 и́жица(Ischiza)로 불리는)는 문자 ‘и’로 대체되었다.сѵнодъ - синод; мѵро - миро.

러시아어 정자법은 몇 개의 형용사적 어미를 통일함으로써 더 간단하게 만들어 졌다. 문자 ѣ(jat)를 е, і를 и 로, ѵ를 и로, ѳ를 ф로 대치하고, 자음 뒤 어말 위치에서 경음부호 ъ를 포함하여 고대의 묵음 yer를 없앴는데, 이것은 실제로 고대 슬라브어 열린음절 체계의 최후의 부호 흔적graphical remnant의 제거를 의미한다. 예를 들면,  Рыбинскъ가 Рыбинск로 표기되었다. 또한 철자 개혁법에 의하여 문자 1918년에 jer로 불렸던, 경자음 다음에서 잠김 기호로 사용되었던 ‘ъ’은 그러나 현대 러시아어에 남아서 경음부호твёрдый знак가 되었다.
1918년 정자법 개혁은 발음되지 않는 정자법의 수를 줄였다. 예를 들면, 복수에서 성들의 차이와 ‘yat’((ѣ))들과 함께 쓰인 단어들의 긴 목록을 배워야 하는 필요성을 제거하였다. 이 개혁은 어말에서 Ъ를 배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쓰기와 타자에서 경제성을 확보하게 되었다. 정자법 개혁은 또한 러시아어 알파벳으로부터 일련의 완전히 이형동음의 알파벳들(Ѣ 와 Е; Ѳ 와 Ф; 그리고 И, I 와 Ѵ)을 제거하였다. 그 결과 알파벳이 러시아어의 실제적인 음운체계에 더욱 가깝게 되었다. 특히 문자 ‘yat’(ѣ)가 개혁의 결과 제거되었는데, 이러한 사실은 객관적으로 보면 다른 정자법 개혁과 함께 살아있는 문어에 대한 고대 교회슬라브어의 영향을 결정적으로 단절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날 러시아어 알파벳은 33개의 문자로 이루어진다. 1918년 행해진 정자법 개혁 동안에 원래 35개의 문자들 중에서 4개가 제거되었다. 그 결과 31개의 문자가 남게 되는데 그러면 마지막 정자법 개혁 후에 러시아어 알파벳에 포함되지 않은 두 문자는 무엇인가? 이것은 바로 문자 ‘ё’와 ‘й’인데, 이것들은 러시아어 알파벳에서 문어에 사용되고 있는데도 오랜 동안 기록되지 않았다. 실제로 구별부호에 의해 개조된 문자 ‘ё’와 ‘й’는 ‘е’ 와 ‘и’이다. 두 경우에 구별 부호는 원래 문자가 각각의 경우에 다른 소리를 표현하는데 사용된다. 문자 ‘ё’는 1795년 처음으로 신문에 나타났으며, 문자 ‘й’는 1735년에 문어에서 사용되었으나 러시아어 알파벳에 독립적인 문자로 인정된 것은 1934년이 되어서이다.
이미 18세기 후반에 로모노소프는 1755년에 자신의 러시아어 문법Российская грамматика에서 문자 ‘е’와 ‘Ǐ’는 구어에서는 거의 구별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1세기 후인 1885년 그로트가 자신의 러시아어 정자법Русское правописание에서 이 두 소리의 차이를 토론하면서 어떠한 조그마한 차이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굳게 확인하였다. 그 후에 더욱 더 많은 작가들과 학자들은 언어의 음성학적 구조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정자법을 맞출 것을 주장하였다. 1918년에 개조된 정자법 개혁은 이러한 경향의 반영이었으며, 결과적으로 러시아어 정자법은 이전에 비해 현저하게 단순화되었다.
이처럼 1917∼1918 년 이루어진 새로운 정자법 개혁에서는 러시아 철자법의 정리와 단순화라는 기본 과제가 해결되었다. 불필요한 4개의 문자를 제거하고 경자음 부호를 없앴다. 바로 33개의 자음과 모음 문자로 정리된, 1918년의 새로운 정자법 개혁의 기본 특성이 현재까지 러시아어에서 유지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혁명 후 정자법 개혁은 많은 러시아어 단어들을 쓰는 방법을 더 배우기 쉽게 하였을 뿐 아니라 근본적으로 그 외형을 변화시키게 되고, 그 결과 일련의 동형이의어가 발달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몇몇 문제점과 약간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단순화된 정자법은 대다수의 러시아 국민들에 의해 잘 받아들여졌다.
현재의 러시아어 문자의 표기 체계는 1880년대에 그로트에 의해서 합리화되었다. 1918년의 정자법 개혁이 4개의 문자를 제거함으로써 언어의 외형이 심하게 변하였지만 그가 정한 이론적인 원칙이 크게 변하지는 않았다. 현재의 철자와 구두법은 새로운 원칙을 수립하는 것보다는 현재의 관습을 규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던 1956년의 정자법 규칙을 따른다. 1960년대 초와 1990년대 후반에 철자법을 더욱 간단하게 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국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실현되지 못했다.